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인 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강산도 변한다는 그 시간 동안, 나의 계좌도, 나의 투자 철학도 수없이 요동쳤다. 돌이켜보면 나의 10년 투쟁기는 무지와 탐욕, 그리고 깨달음이 반복된 한 편의 성장 드라마였다.
1단계: 부러움으로 시작한 무모한 질주, 단타의 쓴맛
10년 전, 내 투자의 시작은 '부러움'이었다. 주변 친구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었다.
차트의 빨간 불과 파란 불에 영혼을 빼앗긴 채 매일같이 단타 매매를 반복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내가 가진 자산의 70%를 시장에 바치고서야 비로소 그 미친 짓을 멈출 수 있었다. 쓰라린 패배감과 함께 주식 시장을 떠났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2단계: 코로나19가 가져온 기회, 그리고 '장기 투자'라는 신세계
평생 안 할 줄 알았던 주식창을 다시 켠 건 2020년,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이었다. 주가가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하는 것을 보며, 본능적으로 '이번엔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시작한 시장에서 나는 귀한 스승들을 만났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존리 대표와 유튜버 힐링여행자. 그들의 메시지는 단타에 절여졌던 내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듯했다. "주식은 사고파는 게 아니라, 좋은 회사의 동업자가 되어 모아가는 것이다."
비로소 '장기 투자 마인드'를 장착한 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주가가 다소 흔들려도 마음이 편안했다. 내가 좋은 기업과 동행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3단계: 미국 지수, 그리고 다시 찾아온 유혹의 덫
공부를 더 해가면서 투자의 지평은 미국 시장으로 넓어졌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 지수(S&P 500, 나스닥)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투자 방식을 바꿨다.
하지만 시장은 끊임없이 인간의 탐욕을 시험하는 곳이었다. 천천히 부자가 되는 길을 걷다 보니, 문득 지루해졌다. 조금 더 빨리 가고 싶다는 욕심이 고개를 들었다. 결국 '3배 레버리지'와 변동성의 끝판왕인 '비트코인'에 손을 대고 말았다.
결과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오를 때는 짜릿했지만 떨어질 때는 3배로 고통스러웠고, 밤낮없이 출렁이는 코인 시장 때문에 일상은 다시 피폐해졌다. 열심히 달린 것 같았지만, 내 자본금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았다. 지름길로 가려다 오히려 길을 잃은 꼴이었다.
4단계: 다시 기본으로, 이제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되기를
참 먼 길을 돌아왔다. 10년 동안 단타로 돈을 잃어보고, 우량주 장기 투자로 평온함도 느껴보고, 레버리지와 코인으로 대박을 쫓다 제자리걸음도 해봤다. 이 모든 시행착오 끝에 내가 얻은 결론은 결국 하나다.
"투자는 속도전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나는 이제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장기 투자의 길을 걷고 있다. 더 이상 하루하루의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복리의 마법을 믿으며 묵묵히 좋은 자산을 모아 나간다.
지난 10년의 방황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그 숱한 흔들림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었으니까. 이제는 탐욕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단단한 투자 여정을 이어가려 한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앞으로 5년 10년 20년을 기대하며~~